차라리 차가운게 오히려 나을 텐데
아님 무관심한게 오히려 나을 텐데
옷자락 끝에 묻은 먼지를 떼주는 일
무심코 웃으면서 어깨에 기대는 일
그냥 버릇일꺼야 지워보고 바쁘게
하룰 보내봐도 눈에 찍힌 사진처럼
또 생각나고 생각나
자꾸 잘해주지마요
더는 잘해 주지 마요
또 다시 사랑 앞에 무릎 꿇고
아파할 자신 없네요
혹시 다른 맘이라면 나완 다른 맘
이라면 누군가 물어보면 소개해요
그냥 아는 사람이라고 담담하게
며칠 전 내게 했던 늦은 밤 그 전화는
못 받은 게 아니라 받을 수 없었어요
혹시 술에 취해서 생각 없이
외로운 맘에 보고 싶다
말할까 봐 아침이면 다
아닌 일이 될까 봐
자꾸 잘해 주지 마요
더는 잘해 주지 마요
또 다시 사랑 앞에 무릎 꿇고
아파할 자신 없네요
사랑 그 하나만으로 세상 모든 걸
가졌던 그때로 그리워도
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가 없어서
혹시 같은 맘 일까 봐
나와 같은 맘일까 봐
또 다시 기대하고 또 기다리죠
사랑 앞에서 나 오늘도 바보처럼
그대앞에 또 서성이죠 바보처럼